솔직히 말해서 저는, 외국에서 직구하는 것을 엄청 좋아하진 않습니다. AS 문제도 있고, 한번 전자 제품을 사면 최소 5년은 굴리는 저의 특성상 배터리는 한 번은 갈아줘야 하는데, 이것이 참 힘들어지기 때문이죠 (아직도 아이폰 SE유저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던 Galaxy Note 10.1 2014 Edition이 너무 노쇠화 + 어플리케이션 호환이 안된다는 점 때문에 점점 한계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태블릿 pc의 경우에는 이제는 학생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필기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고, 대신에 간단한 개발이나 코딩 테스트 연습과 같은 기능에 조금 더 적합한 기기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크롬 OS의 성질을 가져야 하는데.. 크롬 OS는 일부 기종과 Pixel Slate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랩탑으로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저의 목적을 완벽히 만족은 못 시켜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두 기능을 완벽하게 만족시켜주는 Lenovo Chromebook Duet이 나오게 되었고, Google Pixel Slate와 비교하던 저는 아무래도 조금 더 업데이트가 오래가는 Duet을 선택하게 되었고 리뷰를 한번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1년간 쓰던 Samsung Chromebook 3ㅂㅂ..)
I. Lenovo Chromebook Duet
지난 1월에 발표되어 5월에 출시된, Lenovo의 Chromebook이자 Tablet 제품입니다. 이전에 Acer, Asus, Lenovo에서 Chrome OS를 장착한 테블릿을 내놓게 되었지만 그다지 좋은 평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안드로이드와 가벼운 OS, 그리고 리눅스 사이에서 길을 잃은 태블릿 환경하에서의 Chrome OS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번 Chreombook Duet은 출시되고 얼마 안돼서 매진을 기록하며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Amazon이나 BestBuy와 같은 사이트에서는 못 구하고 기존 출시가에 비해서 거의 30% 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이베이에서 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하면 50%까지도 가는 것 같아요.
II. 장점
a. 배터리
배터리가 정말로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사용 시간이 10시간이 넘는다고 되어 있는데, 설마 진짜 그 정도로 가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3일째 배터리 충전 안 하고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만 보는 것이 아닌 리눅스를 이용하여 코딩도 하고, 문서 작업도 하는 등 많은 작업을 했는데도 아직도 20% 정도 남았습니다. 기존의 크롬북도 물론 배터리로 오래가지만, Intel 칩셋 특성상 이 정도로 오래가지는 않았는데... 아마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 안 하거나, 밝기를 조절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b. 휴대성
아무래도 기존 크롬북의 경우 서브로 많이 쓰긴 하지만, 경량화 노트북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엄청 가볍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Lenovo Chromebook Duet의 경우에는 키보드와 합해도 그렇게까지 무게가 나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키보드를 빼서 사용하면 통근 시간 때 유튜브 머신으로 활용하기도 참 좋았고요. 화질도 1920x1200으로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지 화질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c. 태블릿+리눅스
태블릿에서 리눅스를 사용하려면 Termux를 사용하는 등 다른 어플리케이션을 거쳐야하는데...이게 여러모로 불편하거나 오류가 나는 일이 많더라고요. 크롬 OS에서는 베타 기능이긴하지만 Debian기반의 리눅스를 별도의 설정 없이 클릭 몇번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이 편리했던 것 같았습니다.
또한, 기존의 픽셀 슬레이트의 경우에는 발적화 논란으로 원활하게 기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번 Chromebook Duet에서는 그냥 테블릿 사용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멀티태스킹 등의 점에서 안드로이드 웬만한 Tablet못지않게 좋았습니다.
d. 생각보다 좋은 성능
MediaTak Helio + 4GB RAM...으로 인해서 과도한 멀티태스킹이나 빠른 성능은 기대를 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용하다 보니까 의외로 애플리케이션이 원활히 돌아가고, 여러 크롬 탭을 띄워도 그렇게 느려지거나 끊긴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크롬 OS에서는 유튜브 머신이나 문서작성 정도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III. 단점
a. 갤럭시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의 필기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플래그쉽 모델의 경우에는 펜이 내장이 되어있고, 이를 기반으로 팜 리젝션이 잘되기 때문에 순수하게 필기만 하면 진짜로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추가 비용도 들지 않고요. 하지만 이번 Chromebook Duet의 경우에는 USI 펜을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정식적으로 팬이 같이 오지 않기 때문에 따로 구매를 해야 하고 USI 팬은 상당히 지금 가격이 비싸게 형성이 되어있어서... 필기만 하면 추천드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팬도 사용을 해봤는데, 팜 리젝션 문제 때문에 원활히 필기를 하지 못해서 좀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b. 키보드
키보드 자체가 도킹이 돼서 사용하는 건 서피스의 느낌이 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키보드의 경우 타건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또한 상당히 말랑말랑(?)해서 언제 찌그러들지 모르는 강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한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c. 가상 머신에서의 리눅스의 한계
지난 WSL2 패치 이후에 윈도의 WSL은 상당히 속도가 빨라진 게 체감이 될 정도로 사용감이 괜찮아졌습니다. 원래 리눅스로 무조건 설치해야지 했는데, 조금은 생각이 바뀔 정도로요. (근데 요즘 다시 리눅스 깔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크롬 OS의 경우에는 기존의 WSL이 채택하던 가상화 머신처럼 운용이 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답답하게 느린 것 같습니다. 리액트 시작하는데 3분은 걸려요.... 단순한 코딩 공부라면 괜찮긴 하지만, 조금 큰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 다루면 조금은 속도차가 느껴질 것 같아요.
d. ARM 프로세서의 한계
갤럭시 북 s가 나오게 되면서, 저도 계속 ARM PC를 노려보고 있는데... 이번 ChromebookDuet으로 한계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scss와 같은 확장자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과 visual studio code와 같은 프로그램도 ARM으로 빌딩이 안되어있기 때문에 따로 수정을 해주거나, 빌드를 다시 하거나 혹은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를 해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비슷하게 나온 Code-oss와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돼서 불편한 점은 조금 사라진다만.... 스크롤이나 클릭, 그리고 Extension에서 호환성 문제가 확실히 보이며, 몇몇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 보입니다. 쓸 수는 있지만, 한번씩, 아? 왜 이게 안되지 하는 수준이랄까요?
e. 포트가 하나.
USB C 포트 하나밖에 없습니다. 태블릿을 생각하면 그렇게 적지 않지만, 이 기기의 원래 정체성이 크롬북임을 생각했을 때는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이어폰을 사용하려면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잭을 사용해야 하고, HDMI사용도 USB 포트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상당히 추가 비용이나 추가적인 물건들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IV. 결론
단점이 다섯 개 장점이 세 개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기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는 말도 안 되는 가성비.. 지금 프리미엄이 조금씩 붙는 것 같지만, 이전에 비싼 가격과 희대의 발적화 + 발열로 욕을 들어먹었던 구글 픽셀 슬레이트의 가격과 성능을 비교해봤을 때 이 정도 가격이면 정말 거저 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타깃이 명확한 점입니다. 필기 기능의 경우 저는 학교 졸업이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타자 기능 + 간단한 개발 기능이 필요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는 따라갈 기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필기 기능을 원하거나 좋은 화질을 원하신다면 갤럭시 탭 S시리즈를 추천드릴게요.
엄청 하이엔드 기기를 원하지 않지만, 다양한 태블릿 + 노트북의 멀티플레이어의 성질을 가지면서, 가성비를 따지고 싶다면 이 기기를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